기록 2
나는 요즘 자주 내 몸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살핀다. 내 몸은 내가 온전히 선택하고 결정해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,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알고리즘, 가족들과 같이 바깥의 영향들 속에서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. 그 중에서도 나에겐 털이 꽤 신기한 시네의 한 부분이라고 느껴진다. 털은 내 몸에서 자라나는 것이지만, 남길지 없엘 지는 내 몫이 아닌 것 같다. 그래서 분명 내 몸의 일부인데도 어딘가 내 것이 아닌 것 같다. 털은 가볍고, 얇다. 그렇기 때문에 털은 바로 없애거나 바꿀 수 있다. 더 쉽게, 더 바로 잘 실행으로 옮기게 된다. 그래서 털은 내가 진짜 원하는지 깊이 생각하기도 전에 바꿔버릴 수 있는 부분이다. 털은 취약하다. 제모는 너무 당연한 관리처럼 여겨지고, 눈썹도 모양에 맞춰 필요 없는 부분을 잘라내고, 색도 바꾸고, 계속 주기적으로 뽑아내야 한다. 그렇지 않으면 부끄럽거나, 지저분해 보이거나, 자기 관리를 안 하는 사람처럼 보일 것 같은 느낌이 든다. 실제로 그렇게 느끼게 만드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. 그런 분위기는 불편하게 느껴진다. 털을 통해 내 몸이 어떻게 시선 속에서 만들어지고, 또 관리되고, 변형 되는지를 보고 싶다.